조선주 - 상승 사이클의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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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설

 

최근 시장에서 여러 가지 업종들이 눈에 띕니다. 2차 전지가 시작이었고, 최근에는 HBM, DDR5와 같은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도 상당히 좋고, 그 외에도 의료기기, 건설장비 등 섹터의 상승세도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섹터들 외에도 조선주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섹터 중 하나입니다.

 

2차전지는 늘 유망한 섹터로 꼽히는 곳이었고, 반도체 역시 잠시 다운 사이클이 있을 순 있으나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섹터였기에 그 상승세가 놀랍지는 않습니다. 의료기기는 갑자기 튀어나온 섹터이긴 하지만 만년 유망주 같은 섹터였고 시총이 비교적 적은 애들이 많아서 논외로 한다고 하더라도, 건설장비나 조선주는 확실히 의외의 모습을 보여 주는 섹터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조선주나 건설장비는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시클리컬)로서 지금과 같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니 마니 하는 시기에는 불리하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매크로적인 이슈와 무관하게 이들 업종의 상승세는 대단히 좋습니다. 건설장비 역시 좋게 보고 있는 섹터이지만, 오늘은 조선주와 관련된 분석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조선주들이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기에 밸류에이션부터 체크해보겠습니다.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 - 상승 논거는 무엇인지 -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지 순으로 분석을 진행하겠습니다.

 

II. 현재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장치산업, 특히 시클리컬 섹터에서의 밸류에이션 분석은 PER나 DCF와 같이 이익 또는 현금흐름에 기반한 분석방법보다는 PBR-ROE에 따른 밸류에이션 분석이 보다 직관적이어서 선호합니다(게다가 시클리컬의 경우 전형적인 고PER에 사서 저PER 파는 산업이기 때문에, PER을 통한 벨류에이션이 쉽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주의 경우 오랜 적자로 인해 장부가치가 훼손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아서, PBR만으로는 분석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고점 대비 시가총액, DCF를 통해 복합적으로 분석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1. PBR-ROE에 따른 분석

 

조선업종은 특성상 사이클을 매우 강하게 탑니다. 큰 호황기와 중간 중간 작은 호황기들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가장 큰 호황기는 금융위기 직전이자 차이나 붐이 강하게 일던 2006-2008 사이클이고, 최근에 있었던 작은 호황기로는 2021년 경 사이클이 있겠습니다. 2006-2008 빅사이클, 2021년 경 중간 사이클 때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하면서 현 시점 어느정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지 평가해 보겠습니다.

 

밸류에이션 평가 대상 기업으로는, 분할이나 재상장 등으로 정확한 비교가 힘든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이 아닌 삼성중공업을 가지고 분석을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가.  2006~2008 시기(좌) vs 현재시점(우)

 

2006~2008 시기와, 현재시점은 PBR 범주가 다르다는 점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06~2008은 PBR이 1~5이고, 현재시점 차트는 PBR이 1~1.8이 범주여서 착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도 조선주는 흑자전환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ROE는 마이너스여서 차트에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조선주의 경우 무수히 많은 유상증자 등을 거쳐 주식수에 변화가 많았기 때문에, 종가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흐름 참고용으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나. 소결론

 

통상, ROE가 높으면 PBR도 높아져야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경우 ROE 고점 20%일 때 PBR이 가장 높게 평가되지 않았고, ROE 10% 부근에서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가장 높은 PBR)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되는데 조선주는 시클리컬 업종이기 때문에 사이클의 피크라고 볼 수 있는 고ROE(ROE 20%) 지점보다는, 사이클 중간쯤에 더 높은 밸류를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머지 이유로는 PBR의 변수를 구성하는 'Book', 즉 장부가치가 증가하여 PBR이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 종가 차트를 보면 PBR이 빠지면서 주가 역시  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장부가치의 증가로 PBR이 낮아진 효과보다는 주가 그 자체가 빠져서 PBR이 빠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처럼 과거 PBR-ROE 사례에 비추어 보면 PBR은 2배에서 6배까지 올라가고, ROE는 적어도 10% 까지 올라가고 나서야 주가가 고점을 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OE는 그 이후로도 높아지지만, 주가는 빠짐).

 

현 시점에 대비해보면, 조선 업황이 많이 좋아졌으며 주가도 많이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PBR은 1.5배 수준이고 ROE는 계산되지도 않습니다. 즉 여전히 상승 사이클의 초입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2. 역사적 고점에서의 시가총액에 따른 분석

 

제가 데이터를 얻은 data.krx.co.kr에는 '종가'data는 있는데, 주식수나 시가총액 데이터가 없어서 아쉽게도 시가총액을 대비해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2007년 당시 조선주 관련된 기사에서 당시 종목들의 시가총액 데이터는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14704 참조)

이 기사에 따르면 2007. 6.경 대우조선해양은 시총 10조 3천 351억 원, 현대중공업은 27조 1천 320억원, 삼성중공업은 10조3천6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현재 시점,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은 5조 9,928억입니다.

 

재무제표가 깨지는 바람에 PBR, ROE 등의 분석이 힘든 조선주의 경우에는 피크 시점에서의 시가총액을 비교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PBR-ROE 분석 대비해서 시가총액을 비교해보았을 때는 밸류에이션이 엄청 싸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15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다른 상장사들은 어마어마하게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2007년의 10조원 가치와, 현재의 10조원 가치가 과연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시가총액을 비교해 보아도 여전히 업사이드가 남아 있는 매력있는 벨류에이션이라고 생각됩니다.

 

3. 끝으로, 과거 수주잔고 수준 대비해보아도 저평가 수준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밸류에이션 기법 외에도, 발주 산업이라는 조선주 특성상 수주잔고 대비 PBR을 대비해보는 것도 유의마하다고 생각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거 수주잔고 대비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III. 상승 논거

여러 가지 상승 논거들이 있습니다만, 애널리스트들의 논거는 대체로 유사합니다. 저 역시 애널리스트 분들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구요. 그 논거들을 하나하나씩 살펴 보면서, 적절한 분석인지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본 리포트 중에 가장 잘 정리된 SK증권 리포트를 토대로 정리하였습니다(https://lonelyinvest.kr/1045 , 한승한 애널리스트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1. 배가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조선 시장에서 신조선가는 결국 선박 수요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배보다 폐선되는 배가 많으면 새로운 선박의 수요는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시면 1996~2008, 약 8년 동안 신조선발주량이 정말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급 과잉이 있었던 것이지요. 이처럼 과잉 공급된 선박은, 2008년부터 약 15년 간 조선시장의 침체를 불러 왔습니다.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새로운 배의 수요가 없으니 발주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발주 물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신조선가도 낮으니, P와 Q 양 사이드에서 크게 타격을 받은 구조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래 차트를 보면 1996~2008년 사이클과 2008~2023년 사이클은 발주량의 기울기가 확연히 차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비교적 적게 배가 공급되었다는 의미입니다.

 

2. 폐선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배의 수요는 상당 부분 중고선으로 충당됩니다. 결국 새로운 배의 수요는 중고선과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중고선의 숫자가 줄어들 수록 새로운 배의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글로벌 노후선박 비중이 37.7%정도입니다. 과거 데이터가 없어서 높은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컨테이너선, 탱커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노후선박 비중이 높은 수치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무적인 것은, 2021~2023년 폐선 숫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폐선은 새로운 선박을 구매하는 비용보다 유지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판단되면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선박의 유지비용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폐선이 증가하는 것은 시간과 시점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일어날 문제라는 것입니다. 

관련해서, 2024년 역대급 폐선이 예상되는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위 차트를 보시면, 2021~2023년 폐선이 극히 적었던 것은 운임이 너무 폭등을 해서 입니다. 당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 굳이 폐선을 하지는 않겠죠. 그런데 잘 아시겠지만, 최근 운임은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선주들 입장에서는 페선을 하려면 지금이 제일 좋은 타이밍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기사 예측대로 내년 선박 해체가 폭증한다면, 신조선가는 말그대로 부르는게 값인 시대가 열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www.f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3964 

 

내년 선박 해체 사상 최대...일감 꽉 찬 韓 조선사 “줄 서시오”

내년 선박 해체량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선사들의 선박 교체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수주잔고가 가

www.ftoday.co.kr

 

3. 플레이어들이 많이 정리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가장 좋게 보고 있는 투자포인트 중에 하나입니다. 2023년 이전에도 중간중간 조선업종 상승 사이클이 있었습니다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새로운 발주 수요가 일어나더라도 결국 중국에서 저가 수주로 왕창 끌어가 버리기 때문에, 수익은 개선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적자 수주를 하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래 차트를 보면 이런 문제는 매우 많이 개선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조선소 숫자는 1999년 수준으로 보이며, 실제로 글로벌 조선소 1개당 인도량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발주의 양은 물론, 질도 좋아진다는 의미입니다.

 

 

4. 상승 사이클의 길이가 생각보다 매우 길었다. 따라서 아직 많이 남았다.

 

개인적으로는 사이클 산업을 볼 떄, PBR-ROE 분석 외에도 사이클의 길이를 많이 봅니다. 사이클이 시작되었는지 어느정도 되었는지를 보고, 그 끝을 가늠해보는 것인데요.

 

조선주의 경우 사이클의 길이가 매우 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락은 8~10년, 상승은 5~6년의 길이를 가지는데요. SK증권 리포트에서는 하락 구간을 2008년부터 2016년으로 보았습니다만, 위 신조선가지수만 보았을 때 2008년도 시작된 하락 사이클은 2020년 경 되어서 본격적으로 끝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12년 간 하락 사이클을 가진 것인데, 그렇다면 2020년 시작된 상승 사이클은 '진짜' 상승 사이클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제 막 2023년 상반기가 끝났는데, 하락 사이클을 보수적으로 4년짜리라고 보더라도 올 연 말까지는 사이클 피크는 오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이클이 더 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왜냐하면 공급단에서 플레이어들이 상당수 정리되었기 때문)

 

5. 그 외에도 다양한 호재들이 많다

 

그 외에도 조선주에는 많은 호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환경 규제가 있는데요.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선박들은 공기오염을 덜 시키는 연료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규제의 강도는 점점 강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LPG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다는 호재도 있습니다. LPG는 과거에는 잘 사용하지 않던 연료입니다.

그런데 환경 이슈 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LPG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LPG선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환경규제나 LPG 사용량 증가는 쉽게 끝날 이슈는 아닙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될 이슈이며, 이러한 호재들이 조선업 상승 사이클을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이미 분석이 많이 된 주제이고, 말씀 드린 Sk증권 리포트에 매우 상세히 분석이 되어 있어서 이 부분은 소개해드린 리포트로 갈음하겠습니다).

 

IV. 리스크 요인 - 매크로 측면

 

리스크에 대해서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선업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경기침체 가능성입니다.

앞에서 조선업종의 실적은 결국 새로운 배의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새로운 배의 수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계 경기, 보다 상세하게는 '물동량'입니다. 물동량이 증가하면 새로운 배의 수요는 증가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수요 감소로 조선주 실적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조선업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서, 이러한 경기 변동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 하반기까지는 절대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 내년에는 침체는 오겠으나 가볍게 끝나리라 예상하고 있지만 어찌됐건 매크로적인 측면에서 점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은 사실입니다.

 

매크로에 대해서는 여기서 길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며, 연준 인사들도 예측에 애를 먹고 있는 중이라 조선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침에도 이번 분석에서는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결론은.. 잘 모른겠다 입니다)

 

V. 결론 및 목표주가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주가라는 것은 워낙 변수도 많기에 엄밀하게 밸류에이션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결국에는 러프하게 목표주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재 삼성중공업 PBR 1.3배 수준은 고점 대비해서 너무나도 저평가입니다. 보수적으로는 50%, 공격적으로 볼 때는 100% 이상의 upside가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기준으로는 11,000원에서 14,000원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제가 탑픽으로 꼽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에는 그 보다 좀 더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선주를 현재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편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투자는 철저히 본인의 책임이십니다. 제 견해는 참조만 하시고 본인만의 분석을 통해 투자 결정 내리시기 바라겠습니다(조선주 투자하시는 분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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